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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룸토마토는 현대 상업적 품종과 달리 유전자 조작 없이 대대로 씨앗을 이어온 전통 품종으로, 맛과 외형, 색상이 매우 다양하며 그만큼 요리적 활용성과 영양적 가치도 풍부합니다. ‘Heirloom’이라는 이름은 “가문 대대로 물려받은 것”이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으며, 자연적 돌연변이나 오래된 유전적 특성을 가진 토마토를 뜻합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백 가지 품종이 유통되며, 최근 한국에서도 유기농 텃밭, 소형 정원, 베란다 농장에서 많이 키워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에어룸토마토 품종을 색상과 맛, 활용 목적에 따라 분류하고 비교해 드립니다.
붉은 계열 에어룸토마토 – 전통적이면서 진한 풍미
붉은색 에어룸토마토는 우리가 가장 익숙한 색상이지만, 에어룸 품종은 그 속에서도 매우 풍부한 맛의 차이를 지닙니다. 대표적으로 ‘브랜디와인(Brandywine)’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에어룸토마토 중 하나로, 크기가 크고 과육이 두꺼우며 단맛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샐러드, 생식용으로 인기가 높고, 채소 샌드위치에 넣어 먹으면 고기의 부재도 잊게 할 만큼 깊은 맛을 자랑합니다.
비슷한 계열로는 ‘코스틀루토 제노베세(Costoluto Genovese)’가 있는데, 이탈리아 북부에서 유래된 품종입니다. 과육이 풍부하고 산미가 더해져, 토마토 소스나 파스타 베이스로 훌륭하며, 이탈리안 요리에 적합합니다. 붉은 계열은 기본적인 토마토의 정석을 지니면서도, 일반 품종보다 풍미가 깊고 씨앗이 적어 활용도가 높은 편입니다. 또한 조리 시 맛이 빠지지 않아 열을 가해도 진한 풍미를 유지합니다.
노란색·주황색 계열 – 산뜻하고 부드러운 과일 같은 맛
노란색 또는 주황색 에어룸토마토는 일반적으로 산미가 적고 단맛이 풍부한 특징을 가집니다. ‘옐로우 펄(Yellow Pear)’은 이름처럼 작은 배 형태로, 도시락용으로 인기 있고 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모양이 귀엽고 달달해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고, 베란다 텃밭에서도 잘 자라는 품종 중 하나입니다.
‘선골드(Sungold)’는 체리형 주황색 품종으로, 당도가 매우 높고 육즙이 풍부합니다. 일반적으로 당도는 9~11 브릭스에 이르며, 꿀처럼 달달한 맛이 나기 때문에 디저트 토마토로도 많이 사용됩니다. 이 계열은 미묘한 과일향이 나는 경우가 많아, 오렌지나 복숭아를 연상케 하기도 하며, 간단한 샐러드에 포인트로 넣거나 마리네이드용으로도 잘 어울립니다. 파스텔톤의 색감 덕분에 파티 플레이팅에서도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여주는 품종군입니다.
보라·갈색·녹색 계열 – 스모키함과 미묘한 풍미의 세계
에어룸토마토 중에서 가장 개성 있고 미식가들이 선호하는 품종군이 바로 이 계열입니다. ‘체로키 퍼플(Cherokee Purple)’은 이름처럼 어두운 보라빛을 띠며, 단맛과 짠맛, 스모키함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맛이 매우 독특합니다. 슬라이스했을 때 마블링이 있는 붉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단면은 요리에서도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주로 샌드위치, 햄버거, 구운 요리 등에 사용되며, 와인과도 잘 어울리는 품종입니다.
‘블랙 크림(Black Krim)’은 러시아 흑해 연안에서 유래된 품종으로, 어두운 보랏빛과 갈색이 섞인 과피를 지니며, 단맛과 산미, 짠맛의 밸런스가 매우 뛰어납니다. 보통 생으로 즐기기보다는 오븐 구이나 소스로 조리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그린 제브라(Green Zebra)’는 녹색과 노란색의 줄무늬가 인상적이며, 상큼하고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입니다. 피클용, 타르틴, 비건 요리에 많이 활용되고, 플레이팅에서 시각적 포인트로도 자주 쓰입니다.
품종 선택 가이드 – 활용 목적에 따른 추천
에어룸토마토는 품종에 따라 특성과 용도가 매우 달라, 키우기 전 어떤 목적과 환경에 맞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샐러드나 생식 중심으로 즐기고 싶다면 ‘브랜디와인’, ‘옐로우 펄’, ‘체로키 퍼플’이 추천되며, 조리 중심이라면 ‘코스틀루토 제노베세’, ‘블랙 크림’, ‘선골드’가 좋은 선택입니다. 피클이나 절임용으로는 ‘그린 제브라’처럼 산미가 강한 품종이 적합합니다.
재배 면에서도, 작은 공간이나 베란다 텃밭에서는 체리형 소형 품종(선골드, 옐로우 펄)이 유리하며, 정원이나 마당에서는 대형 품종(브랜디와인, 블랙 크림 등)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생장 속도나 수확 시기도 품종마다 달라, 씨앗 포장지나 농업 정보 사이트에서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성공적인 재배의 지름길입니다.
에어룸토마토는 품종 선택에서부터 맛의 차별성, 요리 스타일까지 고려해야 하는 ‘컬렉션형’ 작물입니다. 단순한 채소 재배를 넘어, 하나하나의 품종을 알아가고 조합해보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취미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식탁 위에서 가장 어울리는 색과 향, 맛을 찾는 여정은 에어룸토마토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